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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오체불만족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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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루터기 작성일08-10-02 18:03 조회5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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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불만족


몸의 장애는 결코 그 사람의 인생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의 장애는 스스로 결코 넘어갈 수 없는 벽을 쌓는 어리석은 일이다.' 문득 흔히 알고 있는 이 말이 떠오른다.

맑고 화창한 일본의 1976년 어느 날 건강한 사내아이였고 평범한 부부의 평범한 출산이 있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장애자였다. 우리의 삶 가운데서 팔과 다리가 없다는 것은 얼마나 힘겹고 고통스러운가!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오토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이 사지도 만족스러워 한다. 이 책을 읽고 우리가 추구하는 만족과 추구해야 할 만족 사이의 관계를 찾을 수 있었다. '오체 불만족'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책 속의 그의 지금까지의 일생과 비전은 우리의 상상과 제목에서 느꼈던 약간의 충격은 아무 것도 아닌 많은 놀라움이 숨어 있다.
단순히 이 책에 이끌린 것은 베스트셀러나 신문에서의 광고만이 나에게 작용했던 것은 아니다. 표지에 보이는 전동 휠체어에 탄 그의 환한 미소에 나 자신이 장애자 같은 마음이 엄습해 왔기에 꼭 한번보고 싶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이 너무나 낮아 보이고 더 가엽게 느껴짐은 무엇 때문일까? 지금 그 의문을 풀려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수히 많다. 쉬운 일에서 어려운 일까지 이 중에 우리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찾기를 원한다. 오토 역시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일을 신체적 장애를 숨기지 않으며 그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과 특징을 찾아가려는 그의 모습이 끊임없이 보여진다.

어린 나이에 남들과 다른 모습을 한 자신을 오히려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그 동네와 학교의 수많은 친구들 사이에 자신의 존재와 의미를 당당히 부여하며 장애라는 특별함보다는 그의 노력과 의지가 더욱더 그들 가운데서 특별하게 했던 원동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호기심 어린 친구들의 눈초리와 전동 휠체어를 신기해 다가오는 아이들의 틈에서 오토는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졌을까? 왜 그렇게 됐는데 라는 끊임없는 질문 속에 엄마 배속에 있을 때 말이야 병에 걸렸대 하면서 같은 대답을 하는 연속된 나날 속에 그는 지쳤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는 어린 나에게 그것도 장애아이라는 마음의 고통이 더 짓누른 것이 아니다. 단지 수많은 질문 속에 지쳐있을 뿐이었다. 개구쟁이였던 그는 골목 대장을 할 정도로 리더십과 끼가 있었다. 자신의 처지에도 불구하고 남들 속에서 뛰고 싶었다. 또한 초등학교 입학이 힘들었던 장애가 그의 장애보다는 크지 못하였다. 그 아이는 짧은 팔과 다리로 교육 위원들의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왜 보통 교육을 받으려 하는가. 특수 교육 학교에 보내라는 그들의 말은 무너지고 보통 교육을 소망하던 나와 가족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다카기 선생님과 오카 선생님의 남다른 철학으로 오토는 많은 아이들 중에 하나로 평범 속에 특별한 아이가 될 수 있었다. 역경과 어려움이 그를 엄습할 때 다카기 선생님의 충고로 친구들이 아무도 도와주려고 하지 않을 때 그는 울고 있었지만 그 사랑에 감사할 줄 알았으며 스스로를 이기고 있었던 것을 볼 수 있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말이다. 할 수 없는 가운데서 견학만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일명 오토의 룰이라는 친구들 사이의 오토에 대한 놀이 규칙은 오직 그를 동정 대상으로 판단해 과소평가 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모두들 오토를 반 아이중의 한 명이라는 소속감으로서의 작은 배려였던 것이다. 이런 모습들을 통해 느낀 것은 정말 오토의 말처럼 우리들은 눈앞에 상대가 곤란을 겪고 있으면 언제라도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항상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기를 바라는 현대의 경제 사회 속에서 우리들은 어쩌면 이렇게 당연한 감각을 점점 잃어만 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이런 의미에서 혹시 장애인이 구세주가 아닐까 하는 오토의 생각을 깊이 생각해 보고 반성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등학교 재수시절 점점 커지는 친구들과 입시의 고통 속에 자신의 모습을 견주거나 그 속에서 고통과 좌절의 마음을 결코 갖지 않았다. 오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화합 속에 독립된 자신을 느낄 수 있었기에 그는 행복했다.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며 돌보아 왔는지 후회가 앞선다. 오토는 자신의 처지와 불행에 번민하지 않고 긍정적이고 담대하게 나아가는 자신을 아끼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의 신세와 환경을 탓하고 나만이 가장 슬프고 아프다는 어찌 보면 교만하고 위선에 찬 나의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치다 못해 관통하는 느낌이 든다. 이런 마음속에 나는 또 한번 낮아짐을 느낀다. 농구부, 문화 실행 위원회 심지어 미식 축구까지 그는 자신의 몸을 불살라가며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미리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결코 부끄럽게 여겨 숨기거나 회피하려 하지 않았다. 이런 오토의 자신감과 굳건한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우리의 이 오체를 얼마나 남을 위하고 나를 위해 써오고 발전 시켜 나갔는지.... 자신의 실력을 무시하고 기회도 주지 않는 이가 나를 비롯해 이 세상엔 너무 많은 것 같다. 오토처럼 자신의 모습과 실력을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 자신에게 항상 기회와 용기를 부여하는 내 몸의 동반자와 후원자가 되자고 외치고 싶다. 이처럼 오토는 우리와 똑같은 사고와 행동을 하려 했고 똑같은 좌절과 시련도 겪었다. 하지만 무작정 우리와 동등하게 되려고 발버둥 친 것은 아니었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신을 보호 견지하고 모든 육신을 총 동원했다.

오토는 여행을 통해 세상을 다시 보게 됐고 장애자에 대한 그의 인식도 변화됐다. 장애인은 가엽다. 사회에서의 절대적인 약자라는 생각이 오히려 그들 자신의 인생을 망치고 방해받는 요인이 아닐까 하는 다소 두려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울적하고 어둡게 살아가는 사람이 세상엔 참 많다. 그 속에 나 또한 넣고 싶다. 그렇지만 오토 같은 장애인도 행복하게 사는데 우리는 못살겠냐는 듯이 그를 비하해서 주장하기는 싫다. 이런 생각 또한 장애인에 대한 무시이고 편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 또한 장애인을 대하기가 어렵고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신체적 특징이 조금 다른 그들을 다른 세상의 인간인양 여기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곧 마음의 장벽이다. 우리는 이런 마음의 장벽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 많은 오토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나올 수 있도록 우리와 사회 역시 사고를 변화 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오토는 자기 스스로가 자신을 만든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 이렇듯 그를 향한 올바른 환경을 조성해 준 그들이 있었기에 그는 존재한다.

장애인들을 보호의 측면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 이웃으로서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사람의 한 특징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 모두가 자기다움 곧 자신의 모습·처지를 상관하지 말고 나 자신에게 의미를 부여함을 잃지 말고 긍지를 갖고 살아갈 때 나 자신이 아름다워지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